###이 글은 오마이뉴스에 실은 기사로써 마침 우리들의 고향 사실 야기꺼리를 내 혼자 읽고 넘어 가기에는 넘 캥겨 전량 옮겨 왔습니다. 사진과 곁들인 글이기에 생생한 현장감이 넘쳐 나기도 합니다.
이런글과함께 친구가 알럽에 올려논글 저도 옮겨왔습니다. 제가 중학교때까지 자란 고향입니다. 동악산도 가보고싶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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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섬진강이 계속 따라오네” | |||||||||||||||||||||||||||||||||||||||||||||||||||||
섬진강이 보이는 전남 곡성 동악산 등반 | |||||||||||||||||||||||||||||||||||||||||||||||||||||
서종규 기자 | |||||||||||||||||||||||||||||||||||||||||||||||||||||
“어, 섬진강이 따라오네.” 우리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빽빽한 소나무 가지 사이로 진짜 섬진강이 우리를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더 잘 보이는 곳으로 오르기 위하여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어느 정도 능선 위쪽으로 오르자 더 길게 섬진강이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간밤에 내린 폭우로 섬진강 물은 많이 불어 있었습니다. 파랗게 맑아 하늘까지 품고 있던 섬진강이 아니었습니다. 붉은 흙탕물이 가득한 섬진강은 높은 산들의 밑동을 파고 돌아 멀리 뻗어 있었습니다. 살아있어 우리의 뒤를 따라오는 거대한 용 한 마리였습니다.
전남 곡성의 동악산은 크게 두 산덩어리가 남북으로 놓여 있습니다. 각 산덩어리에는 비슷한 높이의 정상이 있는데 이 두 산덩어리를 가르는 것이 배넘이재이고, 남봉의 형제봉과 북봉에 동악산이 중심이 되어 두 능선으로 뻗어 있습니다. 동악산(735m)은 움직일 동자에 풍류 악자를 씁니다. 천상의 노래, 즉 음악이 울린다(동한다)는 전설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그 유래는 이렇습니다. “이 산의 개산조인 원효대사가 동악산 성출봉 아래에 길상암을 짓고 원효골에서 도를 베풀고 있는데 하루는 꿈에 성출봉과 16아라한이 그를 굽어보는지라 깨어나 즉시 성출봉에 올라가 보았더니 1척 남짓한 아라한 석상들이 솟아났다는 것이다. 원효가 열일곱 차례나 성출봉을 오르내리면서 아라한 석상들을 길상암에 모셔 놓으니 육시 만 되면 천상에서 음악이 들려 온 산에 퍼졌다 한다. 마을 주민들은 곡성 마을에서 장원급제자가 탄생하게 되면 이 산에서 노래가 울려 펴졌다고도 한다.” (곡성군 홈페이지에서)
우리들의 고질병이 또 도지기 시작했습니다. 걷던 발걸음이 무뎌지기 시작했습니다. 뒤돌아 보고 또 뒤돌아 보고 섬진강에 홀려 있었던 것이지요. 삼인봉 능선에 올라서자 압록 쪽으로 뻗은 물길과 강 옆에 펼쳐진 벼논에는 누런 빛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촛대봉에 올라서 우리는 깊은 숨을 들이쉬었습니다. 나이가 든 선배는 많은 음식들을 챙겨왔습니다. 차려 놓고 그 선배는 음식을 입에 대지도 않았습니다. 후배들이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해치웠습니다. 섬진강이 따라와 나누는 대화였는지 시끌벅적한 대화는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모두 흡족한 미소가 얼굴에 번졌습니다. 그 선배의 얼굴에는 더 큰 미소가 흘렀습니다.
날씨는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 잔뜩 찌푸려 있었습니다. 바위들로 어우러진 능선에서 바라본 섬진강에는 안개가 일기 시작했습니다. 바위틈에서 자란 소나무마저 그 씩씩한 손을 뻗어 우리를 위로하고 있었습니다. 세월을 일찍 타고 가는 몇 그루의 나무는 벌써 붉은 얼굴이 되어 있었습니다.
일행 중 4명이 앞서 가고, 여선생과 함께 한 5명은 뒤에 처졌습니다. 그믐밤에 후두둑 떨어지는 빗방울인지라 금방 어둠이 사로잡았습니다. 섬진강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사수곡 계곡에서 흘러가는 물소리는 더 크게 우리들을 재촉했습니다. 우리는 전등불에 의지하여 한 걸음 한 걸음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밤 8시, 섬진강가 물소리만 가슴에 진동하는 섬진강매운탕집 평상에 앉아 우리는 매운탕으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어둠과 장대비를 뚫고 온 일행은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들려오는 섬진강의 물소리를 놓치지 않으려고 계속 귀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소쩍새 소리가 물소리에 묻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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